연 나흘간의 연휴동안에 엄마는 세월호 때문에 뒤숭숭하니 여름정도에 잠잠해지면 그 때나 여행을 하자고 하는 걸 엄마가 여름을 날까하는 생각에 무작정 강릉으로 내려 오오라고 했다.
완전 길치인 언니는 고속도로를 8시간을 걸려서 강릉으로 왔다.
그보다 희정이네 식구는 토요일 오후에 10시간이 걸려서 새벽 두시에 도착했으니
늘 혼자 밥먹고, 혼자 티비보고, 대화 상대 없이 입에 거미줄 치듯 산 일상에 갑자기 일곱식구가 복작거린다.
학교 텃밭에 상추, 땅콩, 완두콩, 강낭콩, 가지, 호박, 야콘, 고추, 토마토 9개의 작물을 밭고랑에 심었다.
경작본능이 강한 엄마는 신나서 고추지지대를 박고, 끈을 주워다가 묶어 주셨다.
작년 영양에서 빨간 색깔의 햇빛만을 골라 빨아들인 빨간 토마토를 따 먹으며
그 토마토를 따먹는 사람은 있던 병도 다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가장 기대되는 작물이 토마토다
큰언니는 갈지 않은 밭을 파 보더니 흙이 좋다고 감탄하며 밭 언저리에 호박을 돌려가며 심었다. 호박이 늙게되면 호박죽을 해 먹어야지.
부연동엘 갔다. 오지중의 오지라고 엄마를 바람쐬시라고 간 거였는데 7년전 묵어 간 그 집은 여전히 밭 주변에 나물들 지천이었고 아저씨도 아직 그대로 살고 계셨다. 차 한잔을 얻어 마시고 곰취를 뜯어라가시길래 쌈거리를 좀 뜯어 왔다.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이래서 좋다. 내가 드린 것은 기겄해야 들고 다니면서 먹던 사천 과즐 몇 개였다.
언니는 요즘 통 입맛이 없어 못 드시는 엄마께 약이라고 생각하고 드시라며 산고들빼기를 뜯으러 가녔다.
호기심 천국인 엄마는 차에 가만히 있지 않고 나물들 뭐가 있는지 꼭 따라 나셨다.
엄마는 역시 들로 산으로 나오면 힘이 나는가 보다.
내일은 집 가까운 곳 몇 곳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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