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동화를 쓴다는 거

햇살가득한 2014. 12. 10. 22:20

뇌졸증으로 신체가 불편한 정호형이 카톡을 보내왔다.

한 손밖에 쓸 수가 없다며 오타를 이해하라며.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동화를 써야 한다고,

글쟁이가 절필을 하는 것은 인생이 끝난 것과 같다고.

나는 글쟁이가 되길 희망했으나 글쟁이가 된 것도 아니니 절필은 더더군다나 아니다.

선배는 학교때의 열정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나보다.

어제 선배네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그의 둘째 아들이 전화를 받는다.

너 3~4살 때 너를 봤었다며 그 땐 먹보였다고 했더니 고1이 된 녀석은 웃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 보지 않고 지냈다.

내가 대구에서 정신적으로 힘들게 살 때,

거기다가 자전거 사고로 양 손을 쓸 수 없을 때

은경이 선배는 애 둘을 데리고 밥을 해서 병문완을 왔었다.

그리고 채 봄이 되기 전에 논두렁에서 굴러 떨어질까봐 걱정되는 둘째녀석 지원이를 데리고 나물을 캐러 갔었다.

그림을 아주 실감나게 핵심을 잘 찍어서 그리는 산이 녀석은 대학 원서를 넣었다 했다.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바꿔주지 않는 걸 보면 말 하기도 어눌한가 본데

남편이 그렇게 들어 앉아 있는데 생활 전선으로 나서는 여자 선배는 늘 목소리가 힘이 있다.

방학이 되면 한번 내려 가던가 아니면 학교 다닐 때 생각하며 한 번 오라 해야겠다.

'일상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계 측량을 하다  (0) 2015.04.16
요즘의 일상  (0) 2014.12.10
오늘 날 잡았네  (0) 2014.06.25
그들이 갔다  (0) 2014.06.09
인연2  (0) 2014.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