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학교에 옥수수 모종을 사다 심었었다. 올해는 새로 오신 주무관님이 직접 옥수수 씨앗을 포트에 심으셨다. 심고 남은 옥수수 씨앗이랑 땅콩 몇 알을 얻었는데 심지 못해서 점점 조바심이 났다. 손톱만한 작은 씨앗들이 물을 만나서 살아보겠다고 싹을 틔웠는데 심어주지 않는다면 썩거나 그대로 말라 죽을 터였다. 그래서 주문진 시장에 가서 포트와 상토를 사서 일요일인데도 학교로 갔다. 녀석들을 집에 하나 하나 넣어 주었다.
작년 동네를 다니며 예쁜 꽃 있으면 씨앗을 받고, 멀리서 우편으로 사기도 해서 모은 씨앗들이다. 얼추 보아도 서른 가지는 될텐데 뭘 심어야 할지 몰라서 일단 밭에 심을 몇 가지만 심었다.
쥐눈이콩이다. 일명 약콩이라고도 하는데 이 씨앗은 작년에 학교 비닐하우스에 한 알이 떨어져서 열매를 맺었다. 어디서 어떻게 하우스안에 자릴 잡았는지 모르겠는데 가을이 다 되어 고투리를 열어 씨앗을 떨어뜨렸다. 종자 번식을 할 생각이었는데 녀석들을 내가 한 알 한 알 주워 담아 왔다. 75개들이 포트이니까 80알 정도 되나보다. 한 대에 80알을 얻었으니 80알 곱하기 80알은 6400알 정도 열릴 거다. 어떤 학교 선생님은 콩을 심고 수확하여 그것으로 곱셈을 가르친다던데.
꼭꼭 누른 뒤 물을 줘서 흙이 좀 가라 앉은 뒤 다시 상토를 덮었다.
옥수수, 땅콩, 청호박(단호박과 일반호박 섞인 것), 상추, 쑥갓, 파를 심고 양귀비 씨앗만큼이나 작은 디기탈리스 꽃씨를 뿌렸다. 너무 작아서 포트에 훌훌 뿌리고 손으로 쓸어 주었다. 한 집에 한 개씩이라도 들어가야 할텐데. 줄줄이 스피커마냥 작은 나팔을 달고 있는 디기탈리스가 기대된다.
수국이랑 연산홍을 몇 개 꺾어다 심어봤다. 삽목은 여름에 해야 한다는데 생각해보니 잎도 조금 있고 비닐하우스라 온도가 여름처럼 높을 듯하여 한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키우기 > 꽃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서 얼마나 먹을라꼬 (0) | 2015.05.04 |
---|---|
감자에 싹이 나서... (0) | 2015.05.04 |
열정인기 광기인지 (0) | 2015.04.04 |
돌배 나무를 심다 (0) | 2015.03.15 |
141010. 무화과 심기 (0) | 2014.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