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이 단단하고 농약과 비료를 안 쳐서 껍질도 끓여 먹을 수 있는 양파를 상상하며
양파를 심었다. 입구에는 풀이 들어가지 않게 입구를 조일 수 있는 줄이 있는 장화를 사 신고 보니 정말 농사꾼 같다. 여름에 윙윙 소리를 내며 예초기라도 돌려야 할 것 같은 준비 만반의 농사용품이다.
일주일 이상 비가 온 데다가 마사토 땅이라 호미로 밭을 일구었다. 겨울에 터 정리를 할 예정이어서 밭 가에 심기로 했다.
반판을 심었는데 100뿌리 된다. 너무 늦었다고 친구는 타박을 했지만
올해처럼 옮겨 심지 않는다면 잘 자랄 것이다.
뿌리만 내려준다면야 햇빛이 잘 드는 남향 밭이므로.
다 심고 돌아서며 날씨가 하도 좋아서 한 컷 찍었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관심을 가져주면 좋아라 하면서 잘 큰다.
소나무를 가지치기를 해 주면서 만져 줬더니 쭉쭉 자란다.
겨울에 터를 닦을 때 옮겨 심어서 정원수로 쓸 생각이다.
전봇대도 땅의 경계로 옮겨야 한다. 올해 풀을 잡지 못해서 밭 꼴이 말이 아닌데 내년에는 들깨를 심던가 해서 풀을 잡아야겠다.
그리고 올해처럼 밭에 호박을 다 심는 건 어떨까? 풀을 두 어 번 매 주면 호박 이파리가 넓어서 풀을 이길 수 있을텐데.
주말에는 녹두와 하루가 온다고 하니까 밭 구경할 겸, 호박 찌꺼기 거름으로 줄 겸 밭에 가서 비닐을 걷어야겠다. 비가 오지 말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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