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기 260

가을 화단이라 불러주마

밭을 화단으로 꾸미고 있는 요즘. 윗집 다리 놓는 공사를 하면서 캐온 단풍나무를 네 그루 심고 그 안에 납작한 바위를 놓았다. 의자를 겸한 돌을 몇개 쌓고 사각 안쪽으로는 천막을 놓을 셈. 약간 언덕을 만들어 그 위에 분홍 국화를 떼어 심었다. 올 가을 빨간 단풍이 물들 것이고 그 아래에는 분홍 국화가 만발할 것이다. 돌 틈에는 분홍 꽃들을 모아 놓아야겠다. 분홍꽃이라... 봄에는 히야신스, 여름에는 분홍 백합, 가을에는 분홍 상사화를 심어야겠다.

키우기/꽃밭 2020.03.31

3월 중순의 꽃밭

집 담앞에 심은 수선화는 따뜻해서 일찍 폈다. 아이스폴리스 브라이트주얼 아네모네 무스카리 밭에 심어 두고 잊어버렸던 복수초도 나왔다. 바람에 채 펴보지도 못하던 동백이 지난 겨울은 따뜻하고 바람이 적어 제법 나무가 울긋불긋하다. 먼저 주인도 잘 안 펴서 나무를 확 잘랐을 것이다. 겹동백이다. 사람도 그렇듯 사연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만도 이 동백도 먼저 주인이 어디선가 구해 올때 어떤 사연쯤 있을 것이다. 부산에 갔을 때 이런 겹 동백이 길거리, 아파트 화단 등에 많이 폈던데 부산에 오빠가 산다더니 거기서 왔을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금 사람들은 좁은 집안에서 힘겹게 생활하겠지만 코로나에 상관없는 꽃들은 계절과 바람과 온도를 느끼며 활기차게 생명 활동을 한다.

키우기/꽃밭 2020.03.17

표고버섯 종균 넣기

2월 3일 집 주변의 참나무를 베었다. 이번엔 내가 욕심을 내어 많이 베느라 세차례나 베었다. 몇 년 후 우리의 생활비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남편이 엔진톱으로 참나무를 자른다. 위험한 일이라 가능한한 따라 가는데 멀찍이서 봐도 겁난다. 나무를 쓰러뜨리고 잔가지를 정리하고 나를 수 있도록 적당히 자른다. 그 무거운걸 어깨에 메고 산을 내려와 버섯장으로 옮기는데 완전 중노동이다. "내가 이럴려고(고생하려고) 전원생활을 시작했나?" 반문했는데 바로 답이 "응" 이었다. 누가 시키면 못한다. 그러고 보니 촌 생활을 그리던 게 젊었을 때 부터이니 아직까지는 허리 아프지만 그래도 즐겁다. 버섯장으로 옮겨서 나중에 뒤집어줄 때 수월하도록 적당히 잘라준다. 굵으면 더 무거울테니 1미터 정도. 종균을 넣은 뒤 나무의..

키우기/텃밭 2020.03.12

수국 화단 만들기

900평 되는 밭을 꽃밭으로 만들고 있다. 이미 나는 밭에다 이것저것 사 모아서 제법 양이 많아졌는데 그러다보니 중구난방. 남편과 꽃밭을 만들기로 머리를 맞대고 협의한다. 컨셉을 어떻게 잡을 것이냐? 친구는 밭이 넓고 4각형이라 영국식 정원이 딱이라 하고우리는 격식에 얽힌 거 딱 싫어하는지라 그냥 자연스럽게 색깔별로 정원을 꾸미기로 했다. 거기다가 정원도 보면서 나중에 양이 되면 팔 생각이라 같은 종끼리 심되 색 구분을 하기로 했다. 다이아몬드 루지는 휘묻이를 해서 7개를 불리고 매지컬캔들은 2개를 불렸다.처음 해보는 휘묻이 성공에 신이 난다. 어제 꾸민 정원이 흰색. 일단 모두 목수국을 심었다. 다이아몬드루지, 매지컬캔들, 라임라이트, 핑키윙키, 윔스레드, 매지컬 문라이트, 엔젤 브러쉬 아나벨 등.아,..

키우기/꽃밭 2020.03.03

집 입구 화단 꾸미기

산골에 살면서 뭘할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 어렸을 적 꿈이 꽃밭 가꾸는 거였다. 온갖 씨를 주머니에 모아와서 시도 때도 없이 뿌렸고 사과를 먹다가도 씨앗을 발려 내어 비닐하우스를 만들고 어린 마음에 싹이 잘 나오라고 체를 쳐서 씨앗을 덮었다. 며칠 후 싹이 나오길래 신나서 요강에 오줌을 들이 부어 주었더니... 그 이후로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다 내 화단에 경계를 쳐놨더니 거기서 싹이 트는 걸 보고는 식물은 이렇게도 자라는구나. 커서 자취를 하면서 움파를 길러 먹었고 도시의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늘 초록색이 그리웠었다. 산골로의 귀촌. 어쩌면 열살 안팎에 작은 화단을 만들어 씨앗을 뿌리던 그 경작본능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인생 뭐 있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는 거야. 우리 집 들어오는 길 ..

키우기/꽃밭 2020.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