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바루는 봉화에 갔다가 오면서 지네들끼리만 외씨버선길 읍내구간을 갈려고 작당을 하였다.
난, 전날.....봉화에서 오면 같이 가야지...하면서 벼르고 있었는데.....
달새님차를 타고, 집으로 올려고 하다가 읍내로 간다는 전화를 받고는...."차....돌려~~"
그렇게 서식지부터 걸었다...
동행들이 있을때 같이 걷고 싶었다....이젠 혼자 뭔가를 한다는것이 귀찮다.
해담아빠는 집을 더 좋아하고......(좀전에 다 걷지 못한 영양전통시장-주실마을까지, 둘이서 걷자고 하니...
그것을 왜 걸어???....차 타고 와야지....ㅎㅎㅎㅎ////근데....왕피천은 우리 둘이 갈까??...ㅎㅎㅎ)
산촌박물관앞에서의 햇살.
햇살은 언젠가 저 두건을 쓰고 히치를 할려고 했단다....
저러고 차를 세울 수 있었을까?...
12시부터 걷기 시작한 길...
선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정말 시골길이다.
식당이나, 슈퍼가 없다..햇살의 배낭에는 코펠과 버너가 있지만, 정작 라면이 없다.
2시즈음....배가 고프다...아직 가야 할 길은 절반이 남은 상황...
시골 마을 회관을 지나면서...
"병연아, 너 잘하는 특기(?) 함, 발휘해보지...."
잠시후, 햇살은 V 표시를 하면서 마을 회관 문을 연다.
그리곤, 들어오라는 손짓....
마을회관에 들어가서늘 할머니들께 라면이 있으면 좀 팔라고....서식지부터 걸어왔다고.(아주 불쌍한 표정으로 그래겠지??)
시골 할머니들.....지나가는 객이 안타까워 들어와서는 라면 먹고 가라 하신다.
그러시고는 김치랑 라면에 넣을 파까지 챙겨주시는 센스...
라면 한그릇에 행복감을 느끼며 마을회관을 나서는 햇살의 장난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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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가 쓴 글.
제목: 할머니들을 꼬시는 방법.
이건 나마의 노하운데 살짝 공개하죠.
단, 배가 무지 고플 때, 먹을 게 좀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을 때 써 먹는 최후의 넉살이랍니다.
길을 걷던 세 사람 가게는 발견할 수 없고 시내까지는 한참을 걸야가야 하는 상황.
햇살: (경로당 문을 두드리며), 아주머니, 아주머니(할머니라고 하면 안 된다. ㅎㅎ)
아주머니같은 할머니(이하 할머니라 함): (한참이 지난 후), 먼 일이여?
햇살: 네, 혹시 이 근처에 가게 없나요?
할머니: 이 근처에는 없고 저그 시내 가야 혀.
햇살: 큰일이네. 저희는 저 서석지서부터 걸어 왔는데요 앞으로도 한참을 가야 해서요. 라면이나 하나 살까 하구여.
할머니: 글씨, 여긴 읎어.
햇살: 그러면 할머니 혹 라면 있으시면 제게 파실래요?
할머니: (주위 할머니들을 둘러보며) 아, 라면을 팔라네. 우리 라면 있나?
그제서야 할머니들 텔레비젼에 고정시켰던 눈을 돌려 일제히 꺼주분한 햇살을 쳐다본다. 몇몇 이야기가 오고가고 동작빠른 한 할머니
할머니2: 몇 개나 필요헌디?
햇살: 세 개요.
할머니2: (세 개를 들고 나오신다.)
햇살: 돈을 드릴게요.
할머니2: 먼 돈을. 됐어. 근데 어디서 끓여 먹을거여?
햇살: 그냥 길가다 길바닥에서 끓여먹죠 뭐. (여기서 최대한 불쌍한 척, 길바닥이라고 해야 한다.)
할머니2: 그럼 여서 끓여 먹고 가.
햇살: (할머니 맘이 돌아서면 안 되므로) 그래도 될까요?
라면을 끓여 먹고 스프를 조금이라도 떨어뜨리면 안 되므로 싹싹 닦아 놓고 고맙다는 말씀은 연신 드린 뒤 나온다
가방에 뭐 사탕이라도 있으면 내 놓으련만 뭐 먹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이 어설픈 여행객.
한번은 정선을 4박 5일을 걸으며 워낙 시골이라 잘 곳이 없어 고민하던 차
마을 회관도 알아 봤으나 불을 때야 하므로 안 빌려줬고
해서 강건너 멀리 보니
할머니 네 분이 툇마루에 앉아 정답게 얘길 나누시길래
쓰적쓰적 걸어갔다.
종알종알, 재잘재잘,
"하루 밤만 재워 주세요."
하여 8명이나 되는 여자들, 자식들 오면 덮어주려고 쌓아 놓은 이불을 꺼내 덮고 뜨끈한 밤을 보냈다는 거.
물론 나올 때 할머니 용돈을 드렸지만.
며칠전, 인터넷상에서 쪽지만 두어 번 건넸을 뿐인 낯선 사람이 서울에 온다길래 안쓰는 아파트에서 자고 가라고 한적이 있었다.
혹 오해라도 할까싶어 조심스러웠는데 그 사람은 잘 데가 있다며 사양을 했다.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남에게 도움을 받으면 꼭 그 사람에게 되갚아 주지는 못하지만 우회하여 제 3자에게 호의를 베푼다면 두루두루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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