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독서+영화

영화-The Way

햇살가득한 2012. 4. 7. 22:20

  방랑벽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현실에 대한 부적응으로 자꾸 바깥으로 도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방안에 틀어 박혀 있으면서 마음속으로는 어느 길을 걷고 있다.

  00는 직장을 그만두고 산티아고를 간다고 준비중이다. 아마 이달 며칠 쯤 떠날 것이다. 나의 성격상 직장을 그만 두면 다른 직장을 찾아야만 맘이 편하더만 직장생활에서 건진 가히 많다고는 할 수도 없는 돈을 산티아고 가는데 기꺼이 쓰겠단다. 

  지난 겨울에 영양에 모여 서로서로 산티아고에 대한 뽐뿌질을 해 댔다. 1타자는 00 2타자는 아마도 영양사는 ㅎㄷ이네가 될 거 같다. 아이가 중학교 들어갈 즈음이라고 계획을 세웠지만 내가 곧 수정해 줬다. 지금 초등 1학년 아이는 날이 갈 수록 잘 걸을 수 있겠지만 그 엄마는 날이 갈 수록 점점 힘들어 진다고. 

  급기야  ㄲㅁ은 The Road라는 영화 파일을 보내주며 뽐뿌질에 가세를 했다. 

 

  안과 의사인 탐은 골프를 치다가 아들이 산티아고 길에서 죽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그래서 미국에서 스페인으로 날아간다. 아들의 주검을 확인하고 배낭인 유품을 전달 받고 그리고 아들이 걷고자 했던 산티아고길을 화장을 하여 같이 걷는다. 아들이 쉬었었음직한 곳에 재를 뿌리며. 

  캐나다에서 온 여자는 담배를 끊기 위해서 산티아고엘 왔다고 했으나 정작은 폭력 남친의 아이를 중절하여 아이의 울음 소리가 자꾸 들렸다. 또 한 남자는 자기의 발이 안 보일정도로 뚱뚱하여 살빼러 네덜란드에서 왔고, 유명한 작가가 되길 바랬지만 잡지사의 기고 정도로밖에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는 글 소재를 얻기 위해 왔다. 

  탐의 배낭이 집시의 아들에게 도난당했었으나 그의 아버지가 다시 아이와 배낭을 되돌려 주면서 사죄했다. 4명 모두는 성당에 가서 기도를 했고 돌무더기에 과거의 관념(머릿속을 누르고 있던)들을 주문과 함께 조약돌을 던져 둔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쏟아 놓은 짐들이 돌무더기로 쌓여간다. 

  탐은 길을 걸으며 아들의 모습을 얼핏얼핏 본다. 박사학위를 10년동안 받으려 했지만 다 헛된일이라는 걸 알고는 인도나 캄보디아 등의 나라를 가보고 싶어했던 아들. 아들은 아버지에게 여행을 언제 떠났었느냐고 질문도 했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대비인물들을 배치한다. 탐과 캐내디언 여자를 하나로 묶어 좀 무거운 캐릭터를 만들었고 네덜란드인과 영국 작가는 좀 가벼운 캐릭터로 묶어서 서로 상반되게 이야기를 끌어 가게 만든다. 그리고 네 명이 걸어 갈 때도 두 명씩 짝을 이뤄 대화가 서로 다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오늘 모란에서부터 경원대까지 다시 모란 집에까지 걸어 왔었다. 

탄천 주변에 버들강아지가 뽀얀 솜털을 올리고 있었고 빠른 놈들은 노랗게 화분을 올리고 있었다. 오른쪽 발목이 좀 시큰거렸다. 4월 말주에 34키로를 제대로 걸을 수 있으려나 사실 걱정이 되었다. 더군다나 깃발이어서 아파도 걸어야 할텐데. 

   언젠가 땅끝에서부터 국토 종단을 해 봤으면 싶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출발선상에 섰다면 머리를 한 번 밀어보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내 생각의 변화들을 걸으며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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