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인연1

햇살가득한 2014. 5. 31. 23:13

올들어 최고 더운 날이라고 했다.

날이 갈수록 더 더울 듯하여 직장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가면서 후회했다. 정말 더웠다. 10분전에 도착하여 곧바로 아이들을 데리고 체육관으로 가서 줄넘기 셤을 봤다. 

바로 학교 버스를 타고 문화체험을 다녀왔다. 

이번주까지 왁스청소를 하라길래 책상 다 밀고 두 번 왁스 발랐다.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진이 빠졌다.  

텃밭에 가서 물을 좀 주고 늦은 퇴근을 했다. 

갈 때는 버스 닿는 곳까지 걸어가서 버스 타고 집에 가야지. 

상추 몇 잎 뜯은 걸로 삼겹살 몇 점 있는 것하고 해서 저녁을 먹을 참에 마트에 들렀다 가려는데 어떤 아줌마 길을 묻는다. 

"바다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해요?"

이렇게 저렇게 방향을 알려 주었다. 그러다가 나도 그 쪽으로 갈 건데 같이 가자고 했다. 사실 그 길로 가면 돌아가는 길인데, 일부러 소나무 숲길로 안내하고 꽃길을 지나 바닷가에 이르렀더니 아줌마 아이스크림 먹고 가자고 한다. 

여름철이 아직 안 되어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고 맥주는 하냐며 하나 건네 주신다. 

모래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며 맥주를 마시는데 아줌마는 바다에 온 걸 아주 좋아하신다. 멀리 부천에서 왔다며. 

집에 둔 차를 끌고 아들바위 구경을 시켜 주겠다고 했더니 아줌마는 그런다고 했다. 나는 두어 모금 마신 캔맥주를 가방에 넣고 부지런히 걸어와 (20분쯤 걸렸다.) 차를 끌고 아들바위로 갔다. 

아주머니는 아주 좋아하셨다. 늦었으니 내일 다시 오겠다고 했다.

나는 주문진 시장에 아주머니를 내려드렸는데 전화번호를 드릴까말까 하다가 그냥 왔다. 

집에 와서 후회했다. 바다를 그렇게 좋아하시니, 또 소녀처럼 꽃도 좋아하고. 강릉에 여행오면 며칠 주무시게 해드려도 좋을 괜찮은 분 같았는데...   

 

하루 뒤, 전날 강행군으로 몸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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