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도시의 집 밖과 시골의 집 밖

햇살가득한 2015. 12. 2. 15:59

지난 주 주말에 올케언니 환갑이어서 분당의 먹자 골목에서 조촐하게 점심 식사를 하러 모였다.

도시에서는 집만 나서면 다 돈 쓸 일이다.

음식점에 주차를 하려는데 자기가 해 주겠다며 열쇠를 받아 든다.

주차는 나도 잘 한다. 여자들은 공간 감각이 떨어진다는 데 난 운전만큼은 남자못지않게 네모난 공간에 한번에 잘 한다.

뭐 주차를 해 주겠다는데.

나중에 주차증을 주는데 발렛파킹비가 적혀 있었다.


오늘 출근을 해서 컴퓨터를 켰더니 쪽지가 날아왔다.

일하는 아저씨가 바닷가에서 도루묵을 잡아 왔으니 봉지를 하나 씩 들고 뒷뜰로 나오라는 것.

도루묵은 빨간 타원형 다라이로 가득차 있다.

그냥 그물로 건져 왔단다.

두 봉지를 얻어다 한 봉지는 엄마한테 보내고 한봉지는 찌개해 먹어야겠다.


점심을 먹고 주머니에 오천원짜리 두 장을 찔러 넣고 사무실 뒷편 밭으로 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보니 양배추를 수확하고 있었다.

장사꾼을 거쳐 마트를 통해서 내게 오는 양배추가 아닌

밭에서 몇 개라도 직거래를 할 참으로 갔더니 주인은 없고 일하는 할머니가 상품성 없는 작은 양배추를 2통 주신다.


담장 밑에서 익어 떨어진 홍시를 이따금씩 주워 먹기도 하고.

뭐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널린 고들빼기를 캐거나 냉이를 캘 수도 있고

바다에 나가 유심히 바위를 쏘아 보면 전복도 몇 개 잡아서 먹을 수도 있다.


엘리뇨로 때아닌 버섯이 나온다는 정보를 "내 마음의 외갓집"서 얻었으니

조만간 뒤란에서 나는 표고버섯을 키우는 집에 버섯을 사러 갈 예정이고

돌아오는 길에 무 밭에서 밑동을 내 주고 널부러져 있는 무청 몇 개를 주워다 말릴 예정이다.

금어기가 끝난 연어를 어제 보고 왔는데 잡아 먹을 생각은 없고

장화 신고 들어가 안았다가 놔줘서 손맛이나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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