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에 살고 싶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햇빛 좋은 날 마당에 빨래를 나풀거리게 널고 싶었던 것.
미세먼지도 없겠다 이불을 개지 않고 주섬주섬 내 놨더니 남편이 밟아 탈수까지 다 해주네.
어라? 전혀 기대도 안했는데.
빨래줄도 걸어주고 이불을 널어주기까지!!!
"남편? 고마워. 아니 남편이 아니고 내편이네."
이쯤하면 칭찬을 바가지로 퍼붓는 게 맞지요?
저녁때 이불 빨래를 모두 걷어 왔더니 보송보송한 게 감촉이 좋다.
어렸을 때 엄마가 이불을 빨아 꿰매면 서너 살된 동생과 감촉이 좋아 이불위를 자꾸 뒹굴었던 게 생각난다.
엄마는 야단을 치면서도 세게 내치지 않은 걸 보면 아마도 강아지같은 새끼들이 귀여워서 그랬을 거 같다.
아사면이라 얇으면서도 보드러운 게 아기살결 같은데
이게 잘 찢어진다는 거.
하기사 사온 날 봤더니 조금 찢어져서 바꾸러 갈까 하다가 그냥 쓰다보니 자꾸 더 찢어진다.
그래서 땜빵을 하기로.
그냥 하면 밋밋해서 프랑스 자수 실을 꺼내고 연필로 대충 밑그림을 그리고 대충 수놓기.
남편이 옆에서 이불을 버리란다.
"뭔 소리여? 보송보송하니 좋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