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주부 9단?

햇살가득한 2020. 1. 18. 11:06

볶고, 씻고... 하루도 서너번씩은 만졌을 나의 그릇들.

어떤 것은 23년이 넘어도 아직도 멀쩡한 것도 있고

쓸 때마다 이건 참 잘 샀어 하면서 딱 알맞은 쓰임새에 요리도 즐거운 그릇들.

그 그릇들이 세월의 때를 참 누덕누덕 껴안고 산다. 

'남편도 못 지우는 찌든 때 부탁해'

도 남편 대신 수세미에 묻혀 박박 닦아 봤지만 산뜻하게 닦이지 않았고

(더군다나 수세미가 들어 갈 수 없는 부분) 

세수세미로 그릇만 상처나기 일쑤.

일전에 6622님이 과탄산소다에 흰 빨래를 담갔더니 새옷처럼 깨끗해졌다는 걸 기억하고는

찌든때를 닦아 보기로 했다.

일단 큰 스테인레스 찜통에 물을 붓고 과탄산소다를 붓고는 밥솥을 넣어 끓였다.

세상에나!

욕조의 따뜻한 물에 때를 불렸을 때 슥슥 문질러도 떨어져 나오는 그 때처럼

손가락으로 쓱 밀었는데도 떨어져 나온다.  

 

닦기전의 후라이팬 바닥을 손가락으로 긁은 후.




상표가 보인다.




범랑을 입힌 무쇠솥 안과 밖도 깔끔.



밥솥의 손잡이 부분을 보시라...!



새로 태어난 듯한 밥솥.

기름이 튀어 불에 태워진 때까지 말끔히 벗겨내고 세수한 듯한 말간 얼굴의 아이같다.


이렇게 땟국물이 빠져 나온다.


오늘의 주인공.

바로 요 과탄산소다.

 

손잡이가 알루미늄으로 된 그릇은 부식이 되어 잠깐 담그는 것만 좋을 듯.

국수 건지는 망, 칼 등 스텐레스 종류는 다 담궈서 닦고

뭐 또 닦을 것 없을까 하다가 이번엔 세탁조 청소를 하는 중.


내 몸뚱아리도 세월의 때에 무릎을 굽힐 때 자갈 굴러가는 소리가 나고

눈도 침침해지고

무엇보다도 더욱더 견고해지는 이 몹쓸 고집도

과탄산소다처럼 깨끗하게 닦아 줄 그 무엇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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