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태풍에 거기다가 감 뿌리를 건드려 그런지 감이 많이 달리지 않았다.
그러나 단감만 여전히 많이 달렸는데 대봉감이야 홍시로 먹어도 되고 곶감을 깎으면 되지만 단감은 물러 버리면 먹을 수가 없다.
그래서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지인(?)에게 팔기로 했다.
아직 따지도 않았는데 농약안 친 단감 사실래요? 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그런다고 했다.
갯수를 보고 가격을 결정해야 해서 딴 뒤에 인터넷 검색해서 알려 드린다 하고.
남편은 10키로에 2만원을 받으라고 한다.
그럼 택배비, 박스값 빼고나면 만원을 받으라고?
2만 8천원으로 문자를 남기고 났는데 이런 잠이 안 온다.
봄 되면 거름 주고 우리야 농약 안치고 냅둬 농법으로 키운다지만 감을 일일이 따는 수고로움과
감 가지치기 등 뭐 전혀 방관의 농사는 아닌데 2만원은 너무하다 싶었다.
감 생각에 신경이 쓰여 그런지 알람시간 전보다 깼는데 감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거다.
이건 아니다.
공산품은 재료비, 인건비가 다 들어 가서 가격이 정해지는데 왜 농산물은 인건비는 고사하고 거름값마저 받지 못하고 팔아야 하는가? 그리고 공산품을 깎아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데 난전에 앉아 파는 사람에게는 천원이라도 더 깎으려 하는지. 자존심이 상했다.
한살림 검색을 해 보니 일반 인터넷 가격보다 배나 더 받고 있었다.
그래 우리도 약 안쳤으니 한살림을 기준으로 하자.
받는 분이 아주 가난하다면 그냥 줄 수도 있는 문제지만 그런것도 아니고.
그래서 가격을 다시 정해서 문자를 보냈더니 그분은 내가 제시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입금시켰다.
친구네 엄마가 해마다 약도라지를 가루내어 드신다고 밭에 심은 걸 산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팔고 남은 작은 것을 우리 밭에 옮겨 심었는데 하얗고 뿌리도 시원스럽게 잘 뻗은 것이 아주 좋았다.
하나로마트 기준 가격을 매기겠다고 하고 보냈는데 마트 갈 시간이 없어서 도라지 판다는 사람의 가격중 중간 가격을 해서 알려 줬더니 제시한 가격의 두 배나 되는 돈을 보냈다.
도라지가 좋다고 엄마가 꼭 더 보래라고 하셨다나.
돈을 더 받아서 좋다기 보다 제대로 된 농산물 검증을 받은 게 더 신이 난다.
나도 남보다 더 받을 수는 없고 봄에 나물이나 버섯이 나오면 대신 보내야겠다며 저축을 해 놓았다.
우리집 김치를 이웃에서 해 줬다.
'일상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해가 다 가는구나 (0) | 2020.12.26 |
---|---|
아침 산책 후 식사 (0) | 2020.11.24 |
가을에 그리는 5월의 꽃 털중나리 (0) | 2020.09.10 |
길위에 대문만들기 (0) | 2020.07.20 |
쌀독 항아리의 변신 (0) | 2020.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