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이 문구가 맘에 들어 시집을 한 권 샀다.
시인은 온통 바다 얘기다.
내가 바다를 바라 보는 게 아니고
바다가 주체가 되어 나를 바라 보고 있다.
바다는 설교를 하고 목사는 설교를 듣는다
바닷가에서 할머니가 몸에 좋다고 해삼을 사 먹으라고 하자
바다에나 좋으라고 해삼을 던져 준다는 시도 있다.
방파제가 아닌 비닐 장판에 배를 깔고 엎드려 시집을 읽고는
해삼과 멍게를 사 왔다.
할머니는 몸에 좋다고 해삼을 권했고
시인은 바다 좋으라고 해삼을 던졌지만
난 시집에 취해 해삼을 목구멍으로 넘긴다.
'일상 >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뱉어 줘 (0) | 2008.06.01 |
---|---|
다슬기를 빼내며 (0) | 2008.05.28 |
한 잔 술에 취해서 (0) | 2008.05.23 |
모든 게 때가 있는겨 (0) | 2008.05.19 |
장갑차 (0) | 200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