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그리운 바다 성산포

햇살가득한 2008. 5. 24. 21:58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이 문구가 맘에 들어 시집을 한 권 샀다.

시인은 온통 바다 얘기다.

내가 바다를 바라 보는 게 아니고

바다가 주체가 되어 나를 바라 보고 있다.

바다는 설교를 하고 목사는 설교를 듣는다

바닷가에서 할머니가 몸에 좋다고 해삼을 사 먹으라고 하자

바다에나 좋으라고 해삼을 던져 준다는 시도 있다.

 

방파제가 아닌 비닐 장판에 배를 깔고 엎드려 시집을 읽고는

해삼과 멍게를 사 왔다.

할머니는 몸에 좋다고 해삼을 권했고

시인은 바다 좋으라고 해삼을 던졌지만

난 시집에 취해 해삼을 목구멍으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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