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일상다반사

다슬기를 빼내며

햇살가득한 2008. 5. 28. 22:23

일요일에 남한강변에서 사는 친구네를 다녀왔다.

비포장도로라 차가 파도타듯 출렁거렸다.

아득하도록 조용한 곳. 

그 곳에서 친구는 할머니, 할아버지 뒷수발을 드는 일을 하고 있다.

잠시 짬을 낼 수 없는 친구는 다슬기를 잡을 수 있는 얕은 물가를 안내해 주었고

나랑 다른 친구는 허리를 굽혀 다슬기를 잡았다.

처음엔 잘 보이지도 않아 몇 개 밖에 못 잡아서 놓아 주려고 했었는데

오려고 보니 눈에 자꾸 띄어 한옹큼 정도를 잡았다.

이만하면 한 끼 다슬기 된장국을 끓일 수 있겠는데 싶었다.

김치 냉장고, 와인 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예전 시골에 살 때 산 밑에 있는 우리집에 물을 받으러 주전자를 들고 오던 동네 사람들. 주전자 밖에 방울방울 맺히던 이슬. 부엌 안 쪽에 광(저온저장고)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방식, 많이 더 많이 갖고 비축하고 기업들의 농간에 덩달아 춤을 추고-화장품의 보존기간-카트를 끌고 시장을 봐야 하고, 냉장고에 뭐든 쟁여 있어야 하고, 또 냉동시켜 놔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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