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운동으로 탄천을 한시간 반 가량 빨리 걷고 돌아오는데 구멍가게앞 길에서 막걸리를 마시는 분이 있습니다.
션한 막걸리가 참 맛있겠다는 생각에 한 병 사들고, 안주로는 골뱅이 무침을 해야겠다며 몇 가지를 사 왔는데
이런, 중요한 미나리를 깜빡했습니다.
탁배기를 찾아봤지만 없고 밥그릇으로 쓰는 다완이 하나 있어 뿌연 막걸리를 한 잔 따릅니다.
골뱅이 안주는 다음으로 미루고 아삭이 고추 하나에 쌈장 하나.
오미자 효소를 넣으니 예쁜 진달래빛이 납니다.
음식은 눈이 반을 먹나봐요. 색이 예쁘니 한 잔을 다 비웠네요.
참, 올해 첫 수확한 매실입니다. 한 나무인데 이게 전부입니다. 약을 안쳤더니 모양새가 울퉁불퉁한 것이 근육질의 남자 같습니다.
나무는 희망이지요. 한약 찌꺼기 얻은 거 푹 썩혀서 녀석에게 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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