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거제도에 사는 나야님네 매실을 샀다.
어제는 출근을 안 하는 바람에 하루 묵혀 찾아 왔더니 황매가 되었다.
장아찌 담으려고 했더니 그래서 못 담고 모두 효소로 담았다.
아깝다. 알도 굵은 걸 보내 주셨는데...
작년에 담았던 매실을 작은 항아리에 옮겨 담고 큰 항아리를 닦는데 개미허리(?) 뽀사지는 줄 알았다.
1년에 한 번 하는 일이니 그냥 참기로 했다. 힘좋은 남정네의 손길이 필요했다. ㅋㅋ
발효하면서 나온 매실액이 항아리 겉에 흘러 곰팡이가 핀걸 닦아주며 과연 위생적인지 생각해 봤다.
항아리를 수시로 닦아줘야 한다는 말인데 광양에 사는 홍쌍리 여사댁에서는 그 많은 항아리 단지를 잘 닦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한다.
상처 난 것 도려냈다. 상처 나더라도 빨리 처리했으면 그냥 다 담아도 되는데.
어제 매실 찾으러 갈까 하다가 말았더니 이리 문제가 되었다.
황매가 되면 나중에 거를 때도 안 좋고 껍데기를 벗길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100일 되면 껍데기 벗겨 꾸덕꾸덕하게 말려 먹으면 좋은데.
(생각난김에 냉동실에 넣어 둔 매실정과 좀 꺼내러 가야겠다.)
껍데기 벗기는 데는 또 얼마나 공이 드는지...
말릴 때도 달려드는 초파리 놈들 쫒아가며 햇볕 좋은 날 얼른 말려야 한다.
음식 남기는 놈들은 이런 거 다 시켜 봐야 한다.
한 숟갈의 음식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 가는지...
항아리가 모자라 일단 설탕 녹으라고 스텐그릇에 담아 놨다.
초파리와 개미가 들어갈까봐 랩으로 싸 놓긴 했는데 랩을 이어 놓은 거라 놈들이 기어 들어 갈 것 같다.
담부터는 15키로만 담아야겠다. 설탕도 발효돼서 3년 숙성되면 맛이 더 좋아진다길래 욕심냈더니 항아리가 작다.
저온숙성이 설탕이 덜 들어 갈 것 같아서 현관밖 복도에 놓아두었다.
얼마전 담은 쑥효소를 더운 베란다에 놓아뒀더니 곰팡이가 다 펴 버렸다. 아까버라.
촌에 살면 토굴 하나를 꼭 만들어 이것 저것 발효, 저장 공간으로 써야겠다.
매실정과. 사실 내가 붙인 이름이다. 설탕에 절여 대충 비스무리 할 것 같아서...
생각보다 달지 않다. 그래도 설탕에 절였던 거라 끈적한 것이 손에 묻을까봐, 또 더 쫀득쫀득할 것 같아서 적당히 말려 먹는 게 좋을 거 같다.
매실은 뭐 버릴 게 없다. 작년에 모아둔 씨앗이랑 모아서 모시 베개를 만들어야겠다.
매실에 온 저녁을 다 바쳤더니 넘 피곤하다. 몽땅 내어주는 매실, 너도 푹 자.
'일상 > 볶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박한 밥상 (0) | 2011.12.11 |
---|---|
만두 빚기 (0) | 2011.12.11 |
막걸리 한 잔 (0) | 2011.06.13 |
나박김치 담그기와 계란말이 (0) | 2011.04.13 |
멍게 제비꽃 비빔밥 (0) | 2011.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