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7 울뻔한 날이다.
며칠전 상해 공예 전람관을 갔었으나 문을 닫아서
1월 17일 다시 가기로 했는데 전철을 타고서야 지도를 안 가져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가본 적이 있기에 잘 찾아 가겠지 했는데 결론은 2시간을 헤맸다.
불과 100미터 후방에 놓고... 아, 정말 눈물 날뻔 했다.
정확한 명칭 공예전람관이었는지 공업전람관이었는지, 공예미술관이었는지... 무슨 로에 있는지를 정확히 모르고 있었던 것.
여튼 거기 가서 찍은 이 사진.
찍어 놓고 화면을 늘려보고 줄여 보면서 며칠 고민을 했다.
뜨개질을 시도해 볼까?
시작이 반이 아니고 완성을 안 하면 안 하니만 못한 뜨개질을, 몇날 며칠을 잡고 있어야 할테고
뭘 한 번 잡으면 날밤새며 집중하는 터라
과연 내 눈과 어깨가 견뎌줄까. 뭐 이런 저런 궁리를 한 뒤
얼마전 인터넷으로 얻은 파란색 실이 몇 뭉치 있길래 뜨기로 결정했다.
내가 무슨 연예인들처럼 추운날 등파진 옷을 떨쳐 입고 레드카펫을 밟을 날도 없을테고
웨이터가 와서 모피를 건네 받으며 의자를 빼 주는 근사한 만찬을 갈 것도 아니고 해서
민소매의 원피스-물론 등판이 있는-를 뜨기로 했다.
첫번째 어려운 점이 있었으니
파란색 얻은 실의 굵기가 너무, 너무 굵었던 것.
3갈래로 나누는 일은 뜨는 일 못지 않게 인내를 요구한다.
실집을 몇 군데 다녀봐도 여름용 실이 없길래 인터넷으로 주문했더니 이번에는 먼저 실과 굵기를 맞추기 위해 두 갈래로 나눠야 한다. 가르는 일이 뜨는 일 보다 더 힘들어...
치마에 이어붙일 꽃무늬다. 1개 뜨는데 1시간 좀 넘게 걸리니 최소한 24개는 떠야 하는데...
인내력 테스트인지,
도를 닦는 일인지,
쓸데 없는 일에 매달리는 것인지
이렇게 잡다부리한 데 정열을 낭비하면서 사는 일이 옳은 일인지...
하여튼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그러나 현재는 뜨고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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