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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힘이 세다

현관 앞 작은 화단에 무스카리가 피고 있다. 너불너불한 이파리를 이발하듯 짧게 잘라 줬더니 꽃대만 댕강 올라왔다. 방에서 키우던 히야신스를 꽃대가 나오기 시작해서 밖에 내놨다. 추워야 오래 가기 때문에. 노지에 있던 다른 히야신스는 이제 꽃대가 조금 나왔다. ​ 수선화가 땅을 밀어 올린다. ​ 상사화도 땅을 밀어 올린다. 식물은 힘이 세다.

키우기/꽃밭 2021.03.20

씨앗호떡 굽기

호박을 넣어 반죽을 하다보니 물의 양을 맞추지 못해 밀가루를 더 넣었더니 반죽이 너무 많다. 떼어내어 뭘 할까 하다가 씨앗 호떡을 만들기로 한다. 예전에 대접으로 눌렀었는데 마침 호떡 누름 철판도 샀겠다. 반죽도 있겠다. ​ ​ 검은 참깨, 호박씨앗 볶은 것, 땅콩 볶은 것, 설탕. ​ 노릇하게 구웠다. 동치미도 곁들여 점심으로. ​ 호박의 구수한 맛과 달지 않게 속을 넣은 씨앗들이 괜찮다.

카테고리 없음 2021.02.01

무화과 삽목

비닐봉지에 삽목하는 이유는 호기심천국인 내가 뿌리가 잘 내리는 것을 보기 위해. ​ ​ ​ 밑바닥을 네모로 만들고 상토를 넣은 다음 무화과 나무를 꽂고는 바늘로 밑부분을 여러군데 찔러 줘서 물을 흡수하게 만든다. 물은 위에서 뿌리지 않고 밑에 주면 알아서 흡수한다. 방안 햇살 가득한 곳에 놓아두니 쑥쑥 자라는데 문제는 덥고 습하니 곰팡이가 생긴다. 그래서 락스를 약하게 타서 분무기로 뿌려 주었다. 삽목을 방안에서 할 거면 2월 정도가 적당할 듯하다. 작년 12월달에 했더니 너무 쑥쑥 자라서 밭에 옮겨 심을 정도로 자랐는데 날은 너무 춥다. 더군다나 추위에 약한 무화과라 4월달에나 밭에 심어야 할 듯.

키우기/꽃밭 2021.02.01

이 해가 다 가는구나

코로나로 하루하루를 감정을 누르며 꾸역꾸역 살아내고 있는 요즘. 내일은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바닷길 따라 드라이브를 갔다 오자고 했더니 단번에 싫다고 한다. 집에 갇혀 있는 사람도 힘들 것이지만 산속에 갇혀 있는 사람도 힘들다. 오늘은 땔나무를 주워왔다. 벌목을 하고 잘라놓은 것들이 말라서 불쏘시개로 좋아서 해 오는데 남편은 요즘 허구헌날 나무를 하는데 오늘 처음 따라 나선 나는 힘든 걸 보고 차라리 춥게 지낼테니 불을 조금 넣으라고 했다. 불 하나는 잘 때주는 남편. 시아버지가 나무를 엄청 해 놓고 불을 잘 때 주시더니 남편이 그걸 꼭 배웠다. 더워서 답답할 지경이다. 오랫만에 김을 재웠다. 마당에 나가 솔잎을 잘라다가 솔로 썼다. 김을 굽는김에 고추장양념 삼겹살도 굽고, 멧돼지도 굽고, 도루묵도 구웠다.

펭귄

컴퓨터 배경화면에 이런 그림이 떴다. 친절하게 사진이 마음에 드냐고 묻기도 한다. 맘에 들면 바로 답을 보낸다. 아는 분은 멋진 풍경을 클릭해서 어디인지 적어 놓는다고 한다. 나중에 여행가려고. 나는 멋진 사진을 보면 그림이 그리고 싶어진다. 실제는 안 그런데 사진이 환하게 나왔다. 직장과 퇴근후 집 일도 바빠서 과로사 하겠다고 했는데 지난주부터 잠시 짬이 난다. 토요일 5시부터 붓을 들고 앉아 있으니 남편이 저녁을 차린다. 내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면 은근 좋아하는 눈치다. 지난번 글을 방송에 보내고 냄비세트를 탄 후는 더 그런 거 같다. 원고 쓸 일에 머릿속으로 가늠을 하고 있으면 원고 안 쓰냐고 재촉도 한다. 내가 이 그림 어때? 하고 펼쳐보이면 눈을 찡그리거나 '비켜!'하면서 TV 보는 자기 ..

일상/그림 2020.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