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이라는 게 꼭 반반씩 기회를 주게 돼서
좋은일이 있음 나쁜일도 그만큼 생기고
편하자고 한 일이 결국엔 불편함을 가져오기도 하죠.
송창식의 노래에
'한번쯤 말을 걸겠지, 언제쯤일까, 언제쯤일까?
시간은 자꾸 가는데, 집에는 다 와가는데~~~'
요즘엔 이런 가사가 어울리지 않잖아요.
그녀가 말을 걸길 바라며 조금만 더 조금만 거 기다리지 않고
맘에 들면 바로 말을 붙여보고
전화번호를 받고.
'그녀의 집앞에 서성거리다'
요즘엔 스토커로 오인을 받고
'수화기를 들고 전화 번호를 누르면
저 쪽에서 수화기를 들면 바로 전화를 끊어 버리는'
이렇게 해도 요즘엔 발신번호가 다 떠서
내 망설이는 마음이 다 들통나버리잖아요.
약속시간과 장소를 미리 정해 놓고
설레어 자리 한쪽을 차지 하고 앉아 있는 것과는 달리
휴대폰으로
'응, 나 거기 와 있어."
뭐 이런 즉각적인 대답들로
기다림이나 설레임이나 그런 것들은
손마다 든 전화기에 감정도 자꾸 뒷전으로 밀려 나는 느낌입니다.
휴대폰을 광주 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일주일동안 혼자 울어댈 휴대폰 생각을 합니다.
이참에 원시인으로 살아보자고 생각하지만
이미 문명에 길들여진 습관이 어떻게 불편한 반응을 보이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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